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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편지/7일 편지- 낸시 컴버랜드

세번째 편지

아, 2024. 1. 11. 04:12

오랜만이야, 루루. 어쩌다 보니 나도 많이 늦어버렸네. 나는 그동안 아주 잘 지냈어! 뭐... 여러 일들이 있긴 했지만~ 내가 울적하다거나 그런 건 좀... 안 어울리는 일이 잖니? 늘 위풍당당하고 자신감 넘쳐야 하는 게 나니까. 아무래도 그런 게 나 다운 거니까.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나랑 같이 수영을 한다거나, 파티에 나간다거나 내 치어리딩... 을 보고 싶어 한다는 건 적어도 네가 날 멋진 사람으로 보고 있단 거니까.

 

  근데 말이야, 루루. 아주 만약에 나한테 '결함'이 있다면 어떨 거 같니? 내가 인기도 없고, 아름답지도 않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랬어도 넌 편지를 이어나갔을까? ...너무 뜬금없는 질문이었나? 뭐,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어. 있지도 않은 사실을 생각해 봐야 달라지는 건 없잖니? 나답지 않은 생각은 그냥 묻어버릴래. 이 학교에 바보 머저리들이 많아서 그런지 요즘 나도 쓸데없는 생각이 든단 말이야.

 

 네가 물어본 캠핑에 대해서나 생각하는 게 나을 거 같네. 캠핑... 나는 사실 캠핑을 떠난 적이 없어. 캠프파이어 같은 거 하면 재밌긴 할거같아~ 내 여린 피부에 불티가 튀는 건 좀 무섭지만? 후후. 루루랑 나랑 할 일이 참 많네~ 곧 파티도 있을 텐데. 파티가 기대되는 걸. 뭐~ 이 동네서도 파티는 자주 있었지만, 뭐랄까~ 이 동네 애들은 이젠 정말 지겹거든.

 

 새로운 자극, 새로운 사람, 새로운 시작 나한텐 그런 게 필요한 거 같아. 루루, 네가 도움을 좀 많이 줘야겠는 걸? 참, 그러고 보니 루루는 몇 학년이니? 이제와 물어보는 건 조금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루루는 이해해 줄거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물어보는 거니까! 답장 기대할게. 안녕 루루, 또 편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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