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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편지/7일 편지 - 조이 스톤

세번째 편지

아, 2023. 11. 21. 01:49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주소지 적는 법에 대해 여쭤보셨지요? 일반적으로는 편지봉투에 받는 사람 주소지를 적는답니다!

그래서 보통의 경우 받는 사람 주소지를 적지 않는다면 잘못된 방식... 이겠지만! '제'게 보낸다면 옳은 방식이라 보여집니다. 늘 쏘다니는 저에겐 마땅한 정착지가 없으니까요.

그래도, 정착지가 없는 삶에 불만이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제겐 고양감과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준답니다. 고객님께서 말씀하셨듯, 저는 우편배달이란 이름의 여행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이 즐거운 여행길에 후회는 없는 거 같습니다. 오히려 지날 날의 후회로부터 저를 해방시켜주고 있단 생각이 드네요.

...
...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선 외람될 수 있으나, 몇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며 어찌 보면 따분할 제 이야기들을 궁금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떤 과정으로 안면식도 없는 이의 추억을 궁금해하시나요? 불편하시다면 답변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그저... ... ...음. 명확히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로군요.

구질한 글을 이어나갈 바에야, 이만 편지를 마치는 편이 좋을 거 같습니다. 볼트 우체국의 우편배달부 조이 스톤이었습니다. 부디 좋은 답장이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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