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전도사
세번째 편지 본문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주소지 적는 법에 대해 여쭤보셨지요? 일반적으로는 편지봉투에 받는 사람 주소지를 적는답니다!
그래서 보통의 경우 받는 사람 주소지를 적지 않는다면 잘못된 방식... 이겠지만! '제'게 보낸다면 옳은 방식이라 보여집니다. 늘 쏘다니는 저에겐 마땅한 정착지가 없으니까요.
그래도, 정착지가 없는 삶에 불만이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제겐 고양감과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준답니다. 고객님께서 말씀하셨듯, 저는 우편배달이란 이름의 여행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이 즐거운 여행길에 후회는 없는 거 같습니다. 오히려 지날 날의 후회로부터 저를 해방시켜주고 있단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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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선 외람될 수 있으나, 몇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며 어찌 보면 따분할 제 이야기들을 궁금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떤 과정으로 안면식도 없는 이의 추억을 궁금해하시나요? 불편하시다면 답변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그저... ... ...음. 명확히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로군요.
구질한 글을 이어나갈 바에야, 이만 편지를 마치는 편이 좋을 거 같습니다. 볼트 우체국의 우편배달부 조이 스톤이었습니다. 부디 좋은 답장이 되었기를.